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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artment of Physics & Astronomy

[정현석 교수/CSO] 거시적 극한 영역의 측정에 의해 드러나는 양자 세계

2009-02-13l 조회수 1057

Failure of Local Realism Revealed by Extremely-Coarse-Grained Measurements

이 논문은 거시적 극한 영역에 있는 측정을 가지고도 국소적 실재론(local realism)이 위배되는 양자 세계가 측정자에게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결과일 것이다. 고도의 정확성을 가진 양자 측정 장치는 광자의 개수와 같은 미시적인 차이를 구별해내는 것이 가능하다. 극단적인 예로 사람의 눈은 이러한 미시적 차이를 정확히 구별할 수 없으며 ‘밝음’과 ‘어두움’이라는 거시적 수준의 차이를 구별해낼 수 있을 뿐이다. 이렇게 마치 사람의 눈과 같이 거시적 수준의 차이 밖에 구별할 수 없는 측정으로도 양자 세계가 측정자에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 이 연구의 첫 번째 주된 결과이다.
과거에 측정의 불확정성은 결어긋남(decoherence)의 효과와 유사하게 양자효과를 지워버리고 고전적인 세계가 나타나게 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특히 최근에 Kofler와 Brukner에 의해 고전 세계의 나타남을 측정의 비효율성 혹은 거시성에 의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다 체계적인 주장이 제기되었다[Phys. Rev. Lett. 99, 180403 (2007)]. 그러나 본 논문의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측정이 극히 부정확하더라도 거시적 양자 중첩 혹은 얽힘 상태 자체의 거시성을 증가시킴에 따라 벨 부등식의 위배와 같은 양자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양자역학의 기초(foundations of quantum mechanics) 분야, 특히 측정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밝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의 또 다른 주요 결과는 국소적 실재론(local realism)에 의해 강요되는 벨의 부등식은 위배되나 비국소적 실재론(nonlocal realism)에 근거한 레겟(Leggett)의 부등식은 완전히 만족하는 영역이 존재함을 보임으로써 국소성과 실재론이라는 두 가정을 나누어서 고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위의 상황은 실재론적 설명은 가능하나 국소성의 가정은 포기해야 하는 영역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비국소적 실재론을 포함하여 자연에 대한 실재론적 기술이 궁극적으로 가능한지의 대한 논쟁의 최종적 결말에 도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