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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artment of Physics & Astronomy

[Prof. Uwe R. Fischer / 최석영 학생] PRL 논문 게재

2017-04-03l 조회수 1648

Probing the scale invariance of the inflationary power spectrum in expanding quasi-two-dimensional dipolar condensates

우주 생성(빅뱅) 직후의 초기 우주에 대한 연구는 물리학의 한 분야로서, 당연하게도 실험과는 거리가 먼 이론적인 분야이다. 초기 우주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재현 가능한 실험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에게는 137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단 한 번의 실험이 있을 뿐이고, 우리는 이 실험에 뒤늦게 참여하여 과거의 기록을 살펴보는 관찰자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극단적인 초기상태를 가지는 우주를 구현하는 진정한 의미의 실험 우주론은 불가능하지만, 응집 물질(condensed matter)이나 극저온 양자 기체(ultracold quantum gas)를 팽창시키는 실험을 통하여 우리는 초기 우주를 비유적(analogy)으로 탐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본 연구의 기본 아이디어이다.

우베 피셔(Uwe R. Fischer)교수와 그의 지도학생 최석영군은 쌍극자 모멘트를 가지는 원자 혹은 분자들로 이루어진 극저온 양자 기체가 절대 0도까지 냉각 되었을 때 얻어지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체(Bose-Einstein condensate)를 활용하여 초기 우주에 관한 가장 중요한 업적중 하나인 인플레이션 이론의 결과를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우주 생성 직후 10의 -32제곱 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우주가 자연 상수 의 60제곱배 이상 급가속 팽창하였다는 이론으로, 이러한 팽창의 결과로 우주가 평탄하며 규모 불변적(scale invariant)인 물질분포를 가지게 되었음을 함의하는 이론이다. 피셔교수와 최군은 우리 우주에 관한 인플레이션 이론의 단순한 확인에서 나아가 극저온 양자 기체의 상호작용의 세기 등을 조절하여 ‘초 플랑크(trans-Planckian)’영역의 물리학이 규모 불변적 물질분포에 관측 가능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증명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쌍극자 모멘트를 가지는 극저온 양자 기체의 에너지-운동량관계(dispersion relation)를 보면, 저에너지 영역에서는 선형적인 관계가 나타나고 고에너지 영역에서는 소위 로톤 극소점(roton minimum)이라 불리는 비선형적 에너지 스펙트럼이 나타나는데, 선형적인 저에너지 영역이 현재의 물리학 이론이 다룰 수 있는 플랑크영역에 해당한다면, 비선형적 고에너지 영역은 현재의 물리학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초 플랑크영역에 해당한다. 피셔교수와 최군은 로톤 극소점의 세기와 위치 등에 따라 인플레이션 이후 물질분포가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는, 조작이 용이하며 잘 정의된 실험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규모 불변적 물질분포는 주어진 굽은 시공간(curved spacetime)에서의 양자장(quantum fields)들이 보여주는 운동학적(kinematical) 현상의 결과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처럼 극저온 양자 기체로 굽은 시공간을 ‘흉내 내어’ 그 결과를 살펴보는 것은 실제 우주론 연구와 천문 관측 데이터의 해석에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피셔교수와 최석영군의 연구결과는 미국 물리학회의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2017년 3월 30일 온라인 게재되며 다음날인 31일 인쇄 출판된다.